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천연가스 소비가 2024년 겨울과 여름 모두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그 어느 해보다도 미국 사람들이 천연가스를 많이 썼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왜 갑자기 천연가스를 이렇게 많이 썼을까요? 그리고 이게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쉽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미국 천연가스, 어디에 쓰일까?
천연가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가정용 가스레인지뿐만 아니라,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 공장을 돌리는 산업 현장, 그리고 해외로 수출되는 에너지 자원으로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에어컨을 돌리기 위해 전기가 많이 필요한데, 이 전기를 만드는 데 천연가스가 사용되죠. 반대로 겨울에는 난방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2024년에는 유난히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겹치면서 천연가스 사용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요.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 사용이 폭증했고, 그 전기를 만들기 위해 천연가스 발전소가 더 많이 가동됐습니다.
여기서 잠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왜 전기를 많이 사용할까요?
AI 데이터 센터는 인공지능이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수천 대의 고성능 서버를 24시간 가동합니다. 이 서버들은 많은 전기를 소비하고,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장비에도 추가 전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챗GPT 같은 대형 AI 모델은 계산량이 엄청나서 전기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요. 미국에선 전기를 주로 천연가스로 생산하기 때문에, AI의 확산은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발전소는 다양한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생산하며, 각 연료의 비중은 시기에 따라 변동되어 왔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주요 연료별 발전 비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천연가스: 2022년 기준으로 미국 전력 생산의 약 3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풍부한 공급과 경제성에 기인합니다.
- 석탄: 한때 주요 에너지원이었으나, 환경 규제 강화와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해 2022년에는 약 22%의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 원자력: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서 약 19%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원전 건설은 제한적이지만, 기존 시설의 운영 연장으로 일정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재생에너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을 포함하며, 2022년에는 약 21%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환경적, 경제적 요인에 따른 에너지 정책과 기술 발전에 기인합니다. 미국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의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으로 인해 그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재생에너지 투자는 주춤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천연가스 개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추는 줄었는데, 생산은 최고 수준?
조금 신기한 건, 천연가스를 새로 뽑아내는 시추 활동은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적은 시추로도 더 많은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시설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2024년에 새로 가동된 플랙마인즈 LNG 프로젝트인데요, 이처럼 수출도 천연가스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됐습니다.
플랙마인즈 LNG 프로젝트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플랙마인즈 패리시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및 수출 시설입니다. 이 시설은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 LNG)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2024년 12월 26일 첫 번째 LNG 화물을 출하하였습니다. 완전 가동 시 연간 2,000만 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LNG 수출 능력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자 석탄으로 다시?
하지만 모든 게 다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천연가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일부 발전소에서는 다시 석탄을 사용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습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탄소배출이 적어서 환경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격이 오르면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석탄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이러한 흐름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서 잠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천연가스는 여전히 석탄보다 친환경적이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천연가스는 앞으로도 전기 생산, 산업용, 수출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에너지 수요가 점점 커지는 시대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천연가스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격 안정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지만요.
정리하자면, 2024년은 미국 천연가스의 ‘최고 소비의 해’였고, 이는 우리의 생활과 산업,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 모두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천연가스가 어떻게 사용되고, 가격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계속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