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Sealine-3로 석유 수출 확대 추진

이라크가 정말 오래 기다렸던 숙제를 드디어 풀기 시작했어요. 이라크 석유부는 2025년 4월, 이탈리아 해양 에너지 시공사 Micoperi와 터키 및 러시아 전문 건설업체 Esta가 구성한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하고, 지름 48인치, 총 길이 약 70km의 송유관 설치에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Sealine-3 석유 수출 확대 추진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남부 지역의 석유 수출 인프라 확장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 이름하여 ‘Sealine-3(시라인 3)’! 이름만 들으면 뭔가 멋진 해안도로 같지만, 사실은 바다 밑을 지나가는 굵직한 송유관이에요. 이라크 Sealine-3 석유 수출 확대 추진을 통해 이라크는 원유를 더 많이, 더 안정적으로 세계 시장에 내보낼 수 있게 되죠.

<참고> 이라크의 원유 수출은 크게 세 가지 루트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남부 바스라 지역에서 걸프만으로 연결되는 해상 수출 루트입니다. 이 루트는 Basrah Oil Terminal(BOT), Khor al-Amaya(KAAOT), 그리고 부유식 원유 송출 시설인 SPM(Single Point Mooring)을 통해 이라크 원유의 약 85%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핵심 경로로, Sealine-1과 2가 2012년경 설치되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며, 이의 부담을 줄이고 수출 여력을 확장하기 위해 Sealine-3가 2025년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루트는 북부 키르쿠크 지역에서 터키의 제이한 항구까지 연결되는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ITP)인데, 이 경로는 유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최근 정치 갈등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수출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라크는 요르단이나 시리아 같은 이웃 국가로 소규모 육로 수출도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규모가 작고 물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라크 Sealine-3 석유 수출 확대 추진의 중요성

그런데 이 프로젝트,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굴곡 많은 이야기예요.

왜 이 프로젝트가 중요한 걸까?

이라크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유 부국이에요. 하루 400만 배럴 넘게 생산하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수출을 얼마나 잘하느냐’예요. 생산만 해놓고 못 팔면 의미 없잖아요? 특히 이라크 남부에서는 원유를 걸프 해역을 통해 수출하는데, 이 바닷길 인프라가 너무 낡고 비효율적이어서 병목현상이 심했어요.

그래서 나온 게 바로 Sealine-3 프로젝트. 총 70km짜리 해상 송유관을 새로 깔고, 대형 부유식 유류 송출시설(SPM)도 새로 설치하거나 복구해서, 남부 바스라(Basrah) 지역의 수출 능력을 높이자는 거예요. 이번 프로젝트는 ‘이라크 원유 수출 확대 3단계(ICOEEP: Iraq Crude Oil Export Expansion Project)’의 핵심이며,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의 5억 1,800만 달러 차관으로 재정 지원을 받습니다.

이라크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하루 200만 배럴을 추가로 수출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에너지 전문 매체인 MEES는 “현실적으로는 100만 배럴쯤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얘기해요. 그래도 적은 양은 아니죠.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이게 좀 웃픈 이야기인데요… 원래는 네덜란드 회사인 Boskalis가 2023년에 계약을 따냈었어요. 그런데 곧이어 “계약 가격이 부풀려졌다”, “비리다”라는 국회의원들의 비판이 나오면서 계약이 취소됐고, 프로젝트는 중단. 이후 몇 번의 업체 교체와 행정 혼선을 거쳐, 이번에야 이탈리아, 터키, 러시아 회사들이 모인 컨소시엄이 새로 계약을 따낸 거예요.

이처럼 이라크의 석유 인프라 프로젝트는 정치적 안정성과 행정 효율성의 부족으로 인해 항상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해 왔습니다. 솔직히 이런 프로젝트는 ‘계약했다고 끝난 게 아니라, 시작이 반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험난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수출은 어느 정도 하고 있을까?

현재 이라크는 하루 600만 배럴까지 이론상 수출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가동 가능한 수준은 약 340만 배럴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먼저 내륙 송유관은 대부분 노후화되어 있으며, 원유를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펌핑 시스템(pumping capacity)도 용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장시설 역시 걸림돌입니다. 바스라 근처의 Fao 저장소 확장 프로젝트는 목표 저장 용량을 600만 배럴에서 900만 배럴로 늘리기 위한 것이지만, 수년째 85% 수준에서 공사가 지지부진합니다.

특히 KAAOT 터미널은 2018년부터 사용 중지 상태였고, 주요 SPM도 자주 고장이 나서 교체하거나 수리를 반복해야 했죠. 한때는 BOT 터미널에 불이 나서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수출이 멈추기도 했어요. 이 정도면 진짜 불안불안하죠.

그럼 Sealine-3 하나로 다 해결되나?

아쉽지만 그건 아니에요. Sealine-3는 확실히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전체 인프라의 체질 개선 없이 단기적인 용량 증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에요. 게다가 BOT와 KAAOT가 실제로 얼마나 빨리, 얼마나 안정적으로 복구될지도 미지수고요.

실제로 이라크는 장기적으로 2029년까지 하루 600만 배럴 수출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Sealine-4와 5 같은 추가 해상 송유관들도 필요하고, TotalEnergies가 추진 중인 지하 유전 압력 회복용 물 공급 프로젝트(GGIP)도 핵심이에요. 근데 이건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많죠.

<GGIP란?>
GGIP(Gas Growth Integrated Project)는 프랑스의 TotalEnergies가 주도하는 이라크 남부 유전 개발 프로젝트로, 이라크가 원유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지하 저류층 압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사업입니다. 대부분의 이라크 남부 유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압력이 떨어지면서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GGIP는 바닷물을 정수한 후 유전에 주입해 저류층 압력을 회복시키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메탄가스를 회수해 발전 연료로 활용하고, 여기에 태양광 발전소 건설도 포함되어 있어 이라크의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 전략을 동시에 겨냥한 통합 에너지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가동은 2030년 이후로 예상되며, Sealine-3와 같은 수출 인프라가 아무리 좋아도 GGIP가 가동되지 않으면 생산 자체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이라크 석유 산업의 근본적 과제를 상징하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한눈에 정리해보면?

  • 이라크의 남부 석유 수출 병목 현상을 해결하려는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
  • Sealine-3는 총 70km 길이의 해상 송유관, 설계 수송 능력 하루 240만 배럴
  • BOT, KAAOT 터미널 및 SPM 시설까지 함께 개보수
  • 2027년 완공 목표, 일본 JICA 차관으로 자금 지원
  • 하지만 현실적인 추가 수출 능력은 100만 배럴 수준
  • 정치 개입, 행정 혼선, 예산 지연 등으로 지연 반복
  • 진짜 ‘대역전’을 위해선 Sealine-4·5 및 수압복원 프로젝트 필요

이번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완공된다면, 이라크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방’을 터뜨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중동에서 석유 수출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미 여러 국가가 증명했죠. 이제 이라크가 그 무대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지, 2027년을 함께 기다려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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